2022
2015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
박덕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결국 미디어와 개념에 점령당해 무한 반복되는 판단 착오와 오류에 뒤덮인 현실과 나 자신에 대한 저항의식으로써, 형상과 언어의 탈 구조과정에서 흘러나오는 내용 없는 불안과 긴장의 극만을 영상언어로 남겨 덧없는 이상성과 같은 나의 담론을 파편화시켜 초월하고자 함이다”
권아람은 미디어라는 매체에 매우 친숙한 세대의 작가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작가는 학부시절 광고 영상 디자인을 전공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 매체의 사용에 적극적이었다. 그가 미디어 아티스트로 처음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디지털 스캐닝 방식을 통해 작가 자신을 끊임없이 촬영한 영상 작업으로 “스캐닝 비디오”라 명명한 일련의 시리즈이다. 한 장씩 촬영된 이 이미지들은 디지털 작업을 통해 하나의 영상으로 발현되지만 왜곡된 작가 자신의 형상과 해체된 시공간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 진다. 이러한 작업 과정은 아이러니하게도 끊임 없이 반복되는 노동의 결과이다. 그의 2011년작의 경우 작품의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노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품 속 등장 인물은 백색의 기다란 종이와 붉은색의 양초와 같은 인위적인 물질들을 가지고 반복적인 노동 행위를 취한다. 기다란 종이 위를 연필로 끊임없이 선을 긋거나 양초를 조각 내어 파편화 하는 편집증적 강박의 반복과 증식의 행위를 지속한다. 이 반복적인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무의식적인 작업의 연속은 행위자의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한다.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서로 다른 사고를 획일화 하려는 미디어의 지배가 전면화된 시대에 이에 대한 저항을 자괴(自壞)적일 정도로 무한 반복되는 퍼포먼스를 통해 작가는 스스로를 통제하는 욕구를 중화시키며, 마침내 자신만의 호흡을 시작한다.
작가는 영국 유학을 기점으로 새로운 환경과 언어에 노출되고 이러한 경험은 작가 내면에 대한 관찰에서 ‘언어’라는 체계와 구조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작가에 따르면 미디어는 이 시대의 특성과 경향을 반영하여 드러나는 것이며, 동시에 현실을 넘어선 관념적 공간이기도 하다. 미디어는 이런 다의적(多義的) 공간 속에서 다양한 특성 및 경향을 통해 인류의 사회적 인지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현실과의 관계를 재관찰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라는 정의를 도출하게 된다. 작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중간 매개자로서의 미디어가 지닌 특수적 언어구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이용한 작품 활동을 전개한다.(2012)는 일렬로 놓여진 4개의 슬라이드 필름 프로젝터가
뜻이 다른 80개의 영어 단어를 시차를 두어 재생하는데 마치 일련의
메시지와 같은 모습으로 각각의 단어들은 한 줄의 문장을 완성한다.
작가가 이렇게 만들어낸 메시지들은 현재형과 과거형이 섞여 현대인의
상실과 초월에 관한 단상을 현대시로써 그려내는 일종의 자동시(Automatic
poem)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가 창조해낸 이 시는 기존의 시간의
틀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만들어진 문장은
단절적이고 비약적이다. 생각해보면 시간 역시 언어처럼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도구에 불과하다. 작가는 이 시를 통해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견고한 언어의 구조와 시간이라는 개념을
작가는 낱낱이 해체해버리고 주관적인 인식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듯
하다.
<언어의 재(The ashes of words)>(2013)는 본질은 훼손되고 재로만 남게 된 ‘언어’를 표현했다. ‘언어’라는 기호체계가 관념화 된 사회 안에서 작가는 오히려 단어의 형상을 그대로 본뜬 모형을 강 바닥으로 낙하시키거나 차가운 콘크리트 위에 내던지는 실험을 행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무기력하게 충돌하고 부서지는 단어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냄으로써 언어의 불완전함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미완의 언어(Words in Fragments)>(2014) 역시 임의적으로 선택된 단어들이 결합되고 배열되는 과정이 모니터를 통해 보여진다. 하얀색 배경위에 깔끔하게 떨어지는 폰트로 작성된 검정색 단어들은 마치 의미심장한 글귀를 나타내는 듯 하다. 시간차를 두고 계속 해서 형성 되는 이 메시지들은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의 단어 조합에 불과하다. 영상의 마지막 화면에는 “정확한 판단”이라는 메시지가 등장한다. 관람자로 하여금 과연 언어를 통해서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것인지 물음을 던지며 언어에 대한 불안정한 인식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의 말처럼 인류는 단어를 보고 어떤 행동 및 반응을 하도록 외부적으로 요구될 뿐일지도 모른다. 작가도 같은 지점으로부터 언어적 미디어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뉴미디어 매체를 활용하여 작가만의 언어구조를 표현함에 있어 기호의 오역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가 창조해 내는 일련의 작업들은 완결된 형태가 아닌, 무한적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와 동시에 불확정의 상태, 혹은 해독불가능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권아람은 현대미술의 무한한 다양성과 표현의 범주 안에서 기호학과 사회학, 미디어학까지 중첩된 의미의 작업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시점을 진지하게 제시하고 있다.
︎
※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은 후기구조주의자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 의 소설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라는 도구가 얼마나 결함이 많은 불완전한 도구인지 키냐르는 “생각은 나지만, 입에서 나오지 않은 낱말”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문학과 언어의 본질에 관해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사유하는 권아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박덕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결국 미디어와 개념에 점령당해 무한 반복되는 판단 착오와 오류에 뒤덮인 현실과 나 자신에 대한 저항의식으로써, 형상과 언어의 탈 구조과정에서 흘러나오는 내용 없는 불안과 긴장의 극만을 영상언어로 남겨 덧없는 이상성과 같은 나의 담론을 파편화시켜 초월하고자 함이다”
-권아람 작가의 작가 노트中-
권아람은 미디어라는 매체에 매우 친숙한 세대의 작가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작가는 학부시절 광고 영상 디자인을 전공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 매체의 사용에 적극적이었다. 그가 미디어 아티스트로 처음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디지털 스캐닝 방식을 통해 작가 자신을 끊임없이 촬영한 영상 작업으로 “스캐닝 비디오”라 명명한 일련의 시리즈이다. 한 장씩 촬영된 이 이미지들은 디지털 작업을 통해 하나의 영상으로 발현되지만 왜곡된 작가 자신의 형상과 해체된 시공간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 진다. 이러한 작업 과정은 아이러니하게도 끊임 없이 반복되는 노동의 결과이다. 그의 2011년작의 경우 작품의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노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품 속 등장 인물은 백색의 기다란 종이와 붉은색의 양초와 같은 인위적인 물질들을 가지고 반복적인 노동 행위를 취한다. 기다란 종이 위를 연필로 끊임없이 선을 긋거나 양초를 조각 내어 파편화 하는 편집증적 강박의 반복과 증식의 행위를 지속한다. 이 반복적인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무의식적인 작업의 연속은 행위자의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한다.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서로 다른 사고를 획일화 하려는 미디어의 지배가 전면화된 시대에 이에 대한 저항을 자괴(自壞)적일 정도로 무한 반복되는 퍼포먼스를 통해 작가는 스스로를 통제하는 욕구를 중화시키며, 마침내 자신만의 호흡을 시작한다.
작가는 영국 유학을 기점으로 새로운 환경과 언어에 노출되고 이러한 경험은 작가 내면에 대한 관찰에서 ‘언어’라는 체계와 구조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작가에 따르면 미디어는 이 시대의 특성과 경향을 반영하여 드러나는 것이며, 동시에 현실을 넘어선 관념적 공간이기도 하다. 미디어는 이런 다의적(多義的) 공간 속에서 다양한 특성 및 경향을 통해 인류의 사회적 인지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현실과의 관계를 재관찰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라는 정의를 도출하게 된다. 작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중간 매개자로서의 미디어가 지닌 특수적 언어구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이용한 작품 활동을 전개한다.
<언어의 재(The ashes of words)>(2013)는 본질은 훼손되고 재로만 남게 된 ‘언어’를 표현했다. ‘언어’라는 기호체계가 관념화 된 사회 안에서 작가는 오히려 단어의 형상을 그대로 본뜬 모형을 강 바닥으로 낙하시키거나 차가운 콘크리트 위에 내던지는 실험을 행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무기력하게 충돌하고 부서지는 단어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냄으로써 언어의 불완전함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미완의 언어(Words in Fragments)>(2014) 역시 임의적으로 선택된 단어들이 결합되고 배열되는 과정이 모니터를 통해 보여진다. 하얀색 배경위에 깔끔하게 떨어지는 폰트로 작성된 검정색 단어들은 마치 의미심장한 글귀를 나타내는 듯 하다. 시간차를 두고 계속 해서 형성 되는 이 메시지들은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의 단어 조합에 불과하다. 영상의 마지막 화면에는 “정확한 판단”이라는 메시지가 등장한다. 관람자로 하여금 과연 언어를 통해서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것인지 물음을 던지며 언어에 대한 불안정한 인식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의 말처럼 인류는 단어를 보고 어떤 행동 및 반응을 하도록 외부적으로 요구될 뿐일지도 모른다. 작가도 같은 지점으로부터 언어적 미디어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뉴미디어 매체를 활용하여 작가만의 언어구조를 표현함에 있어 기호의 오역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가 창조해 내는 일련의 작업들은 완결된 형태가 아닌, 무한적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와 동시에 불확정의 상태, 혹은 해독불가능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권아람은 현대미술의 무한한 다양성과 표현의 범주 안에서 기호학과 사회학, 미디어학까지 중첩된 의미의 작업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시점을 진지하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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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은 후기구조주의자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 의 소설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라는 도구가 얼마나 결함이 많은 불완전한 도구인지 키냐르는 “생각은 나지만, 입에서 나오지 않은 낱말”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문학과 언어의 본질에 관해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사유하는 권아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The Name on the Tip of the Tongue ※
Park Deoksun (Curator,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What I seek to do is to fragment and thus transcend my own discourse, which is like a vain idealism, through a resistance consciousness vis-à-vis myself and a reality occupied by media and concepts and suffused in endlessly repeated errors and fallacies of judgment, leaving expressed in visual language only the content-less poles of anxiety and tension that emerge from the de-structuring of form and language.”
Ahram Kwon can be called an artist of a generation that is very familiar with media. As an undergraduate, the artist majored in advertising image design, which explains her active approach to the use of media. She first came to notice as a media artist with her series of “Scanning Videos,” works in which she filmed herself without interruption using digital scanning techniques. The individually shot images emerge as a single video through digital processing, but the boundary between the artist’s own distorted shape and the deconstructed space and time are rendered all the more ambiguous. Ironically, this work was the product of ceaselessly repeated labor. Kwon’s 2011 work A Manual Worker also focuses on work, as can be sensed from the title. There, a character performs repetitious work using artificial objects such as long sheets of white paper and red candles. What ensues is an act of repetition and propagation of delusional obsession, as lines are endlessly drawn in pencil on the long paper and the candle is shattered into fragments. In spite of this repetitious exertion, the succession of unconscious “work” clears the performer’s mind and offers comfort. In an era where a form of media governance has moved to the fore, seeking to standardize different forms of critical and introspective thinking, the artist expresses her resistance through endlessly, almost self-destructively repeated performances – thus neutralizing the drive to control herself, and finally finding a rhythm of her own.
With her experience studying abroad in England, the artist was exposed to a new environment and landscape, an experience that led to an interest in the systems and structures of language within observation of her own interior. According to Kwon, media manifest as reflections of an era’s characteristics and tendencies, while also constituting a conceptual space beyond reality. Within this polysemous space, media play the role of expanding the realm of human social cognition through their different characteristics and tendencies, eliciting their definition as a means of enabling us to re-observe our relationship with reality. The artist goes farther than this, focusing her attention on the special linguistic structure of media as “intermediary” and applying it in her work. In Nowhere Happiness (2012), 80 English words with different meanings are shown at intervals by four slide projectors in a row, so that they form sentences resembling a string of messages. The artist has described the messages she creates as signifying an automatic poem, a modern poetic style in which mixtures of present and past are used to represent the modern individual’s fragmented thoughts on loss and transcendence. The poems created by Kwon utterly destroy the established framework of time. For that reason, the automatically generated sentences are discontinuous, abrupt. If we think about it, time itself is merely a tool like language, artificially created by human beings. With her poems, the artist seems to be individually deconstructing the solid structure of language and the concept of time – things we view as natural – and applying her own standard of subjective perception.
Another work, The ashes of words (2013), shows words reduced to ashes, their essence destroyed. In a society where the symbolic system of “words” has been ideated, the artist performs experiments that involve sinking models of the shapes of words in a river or flinging them onto chilly concrete. She captures the images of “words” limply clashing and crumbling, offering an unfiltered view of the incompleteness of language. Similarly, Words in Fragments (2014) has a monitor show the process of randomly chosen words being combined and arranged. Written in black in a font that falls cleanly on the white background, the words seem to be representing some profound message. Continually forming over time, the messages are in fact incoherent combinations of words, possessing no meaning. In the final image of the video, the message “accurate judgment” appears. The artist is asking the viewer whether an accurate judgment through language is possible – reminding us once again of the unstable perception of language.
It may be that humans are as Ernst Mach described – externally compelled to action and response when we see words. The artist starts from a similar place, raising questions about linguistic media and using “new media” to metaphorically represent the potential for mistranslation of symbols in expressing her own unique structure of words. The different works that she creates encompass a sense not of completed form, but of meaning that is forever in progress, and at the same time of indeterminacy or indecipherability. Within the endless diversity and expressive scope of contemporary art, Ahram Kwon pursues work with overlapping senses in semiotic, sociological, and media studies terms, using it to sincerely suggest a social perspective that is different from what has come before.
︎
※ The title The Name on the Tip of the Tongue is taken from the title of the essay collection Le nom sur le bout de la langue by the later structuralist Pascal Quignard. Describing how flawed and incomplete the tool of language is as we use it, Quignard likened it to a “word that comes to mind but not out of your mouth.” It is also a book I would recommend to Ahram Kwon as someone who is forever contemplating and questioning the essence of literature and language.
Park Deoksun (Curator,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What I seek to do is to fragment and thus transcend my own discourse, which is like a vain idealism, through a resistance consciousness vis-à-vis myself and a reality occupied by media and concepts and suffused in endlessly repeated errors and fallacies of judgment, leaving expressed in visual language only the content-less poles of anxiety and tension that emerge from the de-structuring of form and language.”
- from Ahram Kwon’s “Artist’s Notes”
Ahram Kwon can be called an artist of a generation that is very familiar with media. As an undergraduate, the artist majored in advertising image design, which explains her active approach to the use of media. She first came to notice as a media artist with her series of “Scanning Videos,” works in which she filmed herself without interruption using digital scanning techniques. The individually shot images emerge as a single video through digital processing, but the boundary between the artist’s own distorted shape and the deconstructed space and time are rendered all the more ambiguous. Ironically, this work was the product of ceaselessly repeated labor. Kwon’s 2011 work A Manual Worker also focuses on work, as can be sensed from the title. There, a character performs repetitious work using artificial objects such as long sheets of white paper and red candles. What ensues is an act of repetition and propagation of delusional obsession, as lines are endlessly drawn in pencil on the long paper and the candle is shattered into fragments. In spite of this repetitious exertion, the succession of unconscious “work” clears the performer’s mind and offers comfort. In an era where a form of media governance has moved to the fore, seeking to standardize different forms of critical and introspective thinking, the artist expresses her resistance through endlessly, almost self-destructively repeated performances – thus neutralizing the drive to control herself, and finally finding a rhythm of her own.
With her experience studying abroad in England, the artist was exposed to a new environment and landscape, an experience that led to an interest in the systems and structures of language within observation of her own interior. According to Kwon, media manifest as reflections of an era’s characteristics and tendencies, while also constituting a conceptual space beyond reality. Within this polysemous space, media play the role of expanding the realm of human social cognition through their different characteristics and tendencies, eliciting their definition as a means of enabling us to re-observe our relationship with reality. The artist goes farther than this, focusing her attention on the special linguistic structure of media as “intermediary” and applying it in her work. In Nowhere Happiness (2012), 80 English words with different meanings are shown at intervals by four slide projectors in a row, so that they form sentences resembling a string of messages. The artist has described the messages she creates as signifying an automatic poem, a modern poetic style in which mixtures of present and past are used to represent the modern individual’s fragmented thoughts on loss and transcendence. The poems created by Kwon utterly destroy the established framework of time. For that reason, the automatically generated sentences are discontinuous, abrupt. If we think about it, time itself is merely a tool like language, artificially created by human beings. With her poems, the artist seems to be individually deconstructing the solid structure of language and the concept of time – things we view as natural – and applying her own standard of subjective perception.
Another work, The ashes of words (2013), shows words reduced to ashes, their essence destroyed. In a society where the symbolic system of “words” has been ideated, the artist performs experiments that involve sinking models of the shapes of words in a river or flinging them onto chilly concrete. She captures the images of “words” limply clashing and crumbling, offering an unfiltered view of the incompleteness of language. Similarly, Words in Fragments (2014) has a monitor show the process of randomly chosen words being combined and arranged. Written in black in a font that falls cleanly on the white background, the words seem to be representing some profound message. Continually forming over time, the messages are in fact incoherent combinations of words, possessing no meaning. In the final image of the video, the message “accurate judgment” appears. The artist is asking the viewer whether an accurate judgment through language is possible – reminding us once again of the unstable perception of language.
It may be that humans are as Ernst Mach described – externally compelled to action and response when we see words. The artist starts from a similar place, raising questions about linguistic media and using “new media” to metaphorically represent the potential for mistranslation of symbols in expressing her own unique structure of words. The different works that she creates encompass a sense not of completed form, but of meaning that is forever in progress, and at the same time of indeterminacy or indecipherability. Within the endless diversity and expressive scope of contemporary art, Ahram Kwon pursues work with overlapping senses in semiotic, sociological, and media studies terms, using it to sincerely suggest a social perspective that is different from what has come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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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title The Name on the Tip of the Tongue is taken from the title of the essay collection Le nom sur le bout de la langue by the later structuralist Pascal Quignard. Describing how flawed and incomplete the tool of language is as we use it, Quignard likened it to a “word that comes to mind but not out of your mouth.” It is also a book I would recommend to Ahram Kwon as someone who is forever contemplating and questioning the essence of literature and language.